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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장, 정읍이야기

남한 최초 유역변경식 수력발전소 '운암발전소'

남한 최초 유역변경식 수력발전소 '운암발전소'

산외 종산리 소재, 54년동안 사용되고 폐기돼 지금은 종교단체 수련관으로 리모델링중

 

 

 

 

 

 

 
▲ 전력을 생산하던 본관 건물, 지금은 어느 종교단체에서 인수하여 리모델링하는 중.
산외면 종산리에 가면 산간농촌마을에 어울리지 않게 하얀색을 칠한 콘크리트 구조의 2층 건물


 이 보인다. 지금은 지나는 이들도 거들떠보지 않는 낡은 건물이지만, 한때 이곳은 남한 최초의 유역 변경식 수력발전소로서 명성을 날리던 곳이다.

 

전력생산과 농업용수 공급을 통해 호남지방의 근대적인 산업과 농업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역사적인 건물이다. 건물 왼편에 한자로 ‘雲岩發電所’라고 새겨진 이름이 있고, 건물 뒤편 산 밑에는 녹슨 2개의 대형 통수관의 흔적이 남아있어 이곳이 수력발전소였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 최초의 유역변경식 발전소는 압록강 수계를 동해안으로 떨어뜨리는 부전강 발전소로서 1929년부터 시작되었으니 운암발전소(1931년 시작)와는 2년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운암발전소, 1931년에 완공돼 군산-강경-김제 변전소까지 전기 공급

 

 

 

▲ 낙차를 이용하여 떨어지는 물이 통과하던 곳. 옥정호 물이 이곳으로 연결되어 떨어짐으로써 유역변경식 수력발전이라는 이름을 얻었을 터인데, 하나의 관이 마지막 부분에서 둘로 나뉘어 두개의 터빈을 작동시켰을 것으로 생각된다.

 


1927년 10월 운암댐(구댐)을 완공한 이후, 1927년 12월에 남조선 전기주식회사가 새롭게 설

립되었다. 이 회사는 운암댐의 취수구를 통해 동진강으로 방류되는 섬진강 물의 일부를 발전에 이용할 수 있도록 당국의 허가를 받아 종산리 팽나무정에서 도수터널을 착공, 해발고도 100미터 지점에 유효낙차 75.2미터, 발전용량5,120Kw(발전설비 2기)규모의 운암발전소를 3년여의 공사 끝에 1931년에 완공했다.

 

지상 2층 규모의 본관건물과 함께 사무소, 수리공장, 경비실, 사택 등의 부속건물도 지어졌다. 운암발전소는 운암댐의 섬진강 수계에서 산외면 종산리의 동진강 수계로 유역 변경시켜 김제 만경평야 일대로 공급되던 농업용수를 발전에 이용했고 사용하고 남은 물은 동진강 일대로 방류했다. 설립 당시에는 이리변전소에만 전력을 공급하다가 이후 군산 강경 김제변전소까지 전기를 보냈다고 한다.




▲ 성옥산을 뚫은 도수터널(759미터)을 따라 초당 15톤의 물이 거침없이 쏟아진다. 자연하천에 물을 보태니 급물살로 흐르는 모습이 장관이다.


1985년 섬진강발전소에 기능이전하기까지 54년간 전기 공급 

 

1931년 10월 준공되었고 이후 시설이 노후화되어, 1985년 2월 1일 그 기능을 섬진강발전소(칠보발전소)로 넘겨주고 폐쇄되기까지 54년간 전기를 공급하였으며, 남은 물로는 정읍 일원에

서부터 김제 만경평야와 부안 일대까지 농업용수를 공급해왔던 운암발전소, 그러고 보니 이곳 건물은 올해로 75년을 견뎌온 것이다.

 

콘크리트 수명은 일반적으로 70년이니 그 수명이 다했다고 볼 수 있으나, 지금은 어느 종교단체가 매입하여 수련관으로 사용하기 위해 한창 리모델링 중이다. 아직은 건물이 흉물스럽게 보이지만 앞으로 개조되어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종교단체 수련관으로 한창 리모델링중...아쉬움이 남는다

 

이미 용도가 정해져 아쉽긴 하지만, 남한 최초의 유역 변경식 수력발전소라는 역사적 의미를 살려 이곳에 우리나라 수력발전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는 테마형 박물관을 만들었으면 하는 상

상을 해본다. 이미 떠나버린 버스를 아쉬워하는 부질없는 일이지만....... 아니면 섬진강수계로부터 유역 변경되어 동진강수계로 이어지는 물길을 따라서 전력과 농경문화를 학습할 수 있는 주제가 있는 관광코스를 계발하면 또 어떨지 ........

 

입력 : 2006년 08월 24일 00:49:58 / 수정 : 2007년 02월 18일 08:1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