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정읍이야기

정읍에도 민속촌이 생겼어요

뿌리기픈 2008. 12. 29. 17:39

  조선후기 (19세기) 서민가옥을 재현한 민속촌 마을이 정읍시 이평면 청량리에 만들어졌다. 최근 정읍의 지역신문에 소개되기도 하여 일요일(2008. 12. 28) 오후 한가한 시간에 그 곳을 찾아가보았다. 그 장소는 행정구역상 이평면 청량리라고 되어 있어 차를 몰아 이평면쪽으로 진입을 하였는데, 좀체 찾을 수 없어 한참을 헤매기도 하였다. 그래서 다시 영원면 소재지를 통과하여 영원면 장재리 청량마을(1987년에 이평면에서 영원면으로 행정구역을 변경한 마을)에 가서 찾기로 하였다. 드디어 청량마을 건너편 산자락에 자리잡은 '송참봉 민속마을'(송동)을 찾게 되었다. 이곳은 외부에서 쉽게 찾지 못할 정도로 주변에 낮은 산(언덕이라 할 정도)으로 둘러싸인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마치 새둥우리처럼 생겼다고도 할 수 있고, 아니면 말굽모양으로 둘러싸인 둔덕 아래에 조성된 마을이라고도 하겠다. 한국민속촌이나 순천 낙안읍성에 비해 그 규모는 비할 바가 못되지만 아담하게 자리잡은 20 여채의 초가지붕으로 만들어진 민속마을이 아늑하게 보였다. 마치 100 여 년전의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도착한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이곳은 행정구역상 이평면 청량리에 속하지만 진입로는 영원면 청량마을쪽에서 진입하도록  되어 있는 곳이다. 정읍시내에서 출발하여 가자면 덕천-이평-영원소재지를 통과하여 부안군 백산면쪽으로 우회전 하면 국도 29번으로 연결된다. 영원면 소재지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달리다 보면 언덕배기에 장재리 백양마을 버스정류장이 나타나고, 거기에서 100미터 정도만 더 가다보면 오른쪽에 청량리 '송참봉 민속마을'이라 씌어있는 간판을 만나게 된다. 여기에서 우회전하여 도수로를 끼고 500 여 미터를 달리면 목적지에 도달하게 된다.

 

  참고로 이 곳 민속마을에서 가까운 청량과 백양마을에 대해 언급해본다. 흔히 배암구지(사곶)라고 부르는 이 마을들은 행정구역상 영원면 장재리에 속한다. 청량마을(윗 배암구지)과 백양마을(아랫배암구지)은  동진강의 지류인 고부천을 통해 오래 전 바닷물이 드나들 때는 앞쪽에 갯벌이 형성되었을 터이고, 뱀처럼 길쭉하게 뻗어있는 언덕배기의 지형은 그대로 곶(반도)의 형태를 띠었기에 지금도 지명에 구지(곶의 방언)라는 이름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언덕이라고 할 정도로 해발고도가 10미터 이하이며 그보다 낮은 곳에 위치한 경작지는 거의 해발고도 5미터 이하이니 예전엔 충분히 조수의 영향을 받았으리라 짐작이 가는 곳이다. 그래서 또한 마을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언덕에 발달해 있는 것이다.  

 

  난 그저 사진만 찍으려고 들렀는데 마침 이곳 영원면에 터줏대감이신 곽상주선생님(향토사학자)을 만날 수 있었다. 덕분에 손님을 접대하는 방으로 초대되어 이곳의 주인이신 송참봉님을 만나 인사소개도 하고 민속마을을 조성하게 된 사연을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아직은 홍보가 본격적으로 안되어서인지 찾는 이들이 적어 보였다.  주인어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태어난 곳은 정읍시 이평면이고 일찍이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기반을 잡고 여러 사업을 하시다가 평소 우리 문화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 이렇게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아직은 여러모로  미비하고 부족하지만 앞으로 더 준비하고 시설을 보강하여 이곳을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앞으로 이곳을 찾는 이들 중에는 조상들의 생활상을 재현해 놓은 모습을 그저 들러만 보고 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곳에서는 숙식을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이 되어 있기에 하룻밤 정도는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조상들의 옛 생활을 체험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하니 아무쪼록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곳의 풍경사진을 올려본다. 

 

 

 마을 앞쪽의 이정표. 주인장이 직접 쓴 글씨로 보이는, 소박한 글씨체가 눈에 더욱 뜨인다.

 

 

 주차장의 본래뜻을 풀어서 '마차두는 곳'이라 하였다.

 

 주차장에서 내려 언덕을 넘어야 민속마을을 볼 수 가 있게 되어 있다.

 

 송동이라 이름붙여진 민속마을의 모습.  앞쪽에 목화밭이 보인다. 주변에 전깃줄이 보이질 않아 사진촬영이 편하다.

 

 역시 초가집은 한국인의 정서에 잘 맞는 것 같다. 우리같은 도시민들에게는 아늑함과 포근함을 느끼게 해 준다.  하지만 시골 어르신들은 아직도 가난함의 상징으로 기억하시기도 한다.

 

 20 여 채의 초가지붕의 가옥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숙박하는 분들을 위해 준비된 난방용 장작더미.

 

 

 

 

 

 

 

 

 

 단체손님을 받을 수 있도록 널찍한 큰 방도 갖추고 있다.

 

 

 

 

 

 

 

 

 

 

 

 

 

 

 

 

 

 

 

 

 

 

 여름의 휴식과 모임 장소로 쓰일 법한 모정.

 

 비올 때 질컥거리는 불편함을 해속하기 위해 진입로에 쇄석을 깔아놓은 모습.

 

 

 

 

 

 

 

 

 

 

 

 

 

 

 

 

 

 

 

 

 

 윷판이 그려져 있는 멍석.

 

 

 채소를 말려 시레기를 만드는 장면.

 

 

 

 

 방안의 모습.

 

 

 방안의 요강이 눈길을 끈다.

 

 호롱불도 준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