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이야기

'그래서 아이들인가 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뿌리기픈 2007. 12. 10. 10:10

  그토록 무덥던 여름날씨도 물러가고 아침저녁으론 제법 쌀쌀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벌써부터 반팔 하복대신 긴팔로 된 춘추복으로 갈아입은 학생들도 눈에 뜨입니다. 본인들은 이런정도의 날씨도 춥게 느껴진다는 것이겠지요. 사람마다 기온에 대해 느끼는 정도가 분명 다를 것입니다. 획일적으로 적용해야만 하는 '교복'이 참 불편하구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끔씩 학급 교실에 들어가봅니다. 한낮에는 기온이 오르고 체육시간후에는 그 더위가 더 크게 느껴져서 그러겠지만 아이들은 선풍기를 최대속도로 틀고 더위를 식히곤 합니다. 이때 창문은 거의 닫친 채로 있지요. 창문을 활짝열어 선선한 공기를 쐐면 더 시원할 것 같은데도 그 생각을 하기가 참 어려운가 봅니다. 그래서 아이들인가요?

여러사람을 위해 창문을 열기보다는, 우선 내가 더우니깐 선풍기에 먼저 손이 가는 것이겠지요. 이런 모습은 어느 학교를 가든지, 어느 교실을 가든지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여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창문을 닫은 채 선풍기만 트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른에 입장에선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렇다고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지적할 수 도 없고 지적하면 또 잔소리한다고 싫어하지요.

내 더위를 먼저 식히기 위해 선풍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 한사람만의 시원함을 구하는 이기적인 모습이  비단 아이들만의 현상일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저 사회가 각박해져서 어쩔 수 없다고 자기합리화를 하는 어른들의 모습,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에서 이겨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 사회풍토가 이런 아이들을 길러내고 있는지도 모르겠지요.

좀더 멀리 보고, 좀더 넓게 볼 줄 알며, 나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임을 인식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일진대, 현재 우리의 학교교육은 이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 답답함과 함께 안타까움까지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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