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부에서 발표하기를 내년도부터 초등학교의 화장실 청소는 청소전담직원 을 고용하거나 용역에 맡겨서 해결할 계획이라고 한다.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대학교를 제외한 학교기관에서는 여태껏 모든 사람들이 기피하는 화장실 청소를 교사나 학생들이 맡아서 해왔다. 경우에 따라 체벌의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하여 화장실 청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시키기도 하였다. 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이른바 3D에 해당하는 화장실 청소를 이제는 초등학생들에게 더는 부담시키지 않겠다는 정책은 늦은감이 있지만 두손들어 환영할 만한 모처럼 박수받는 정책이라 생각한다. 내친김에 중고등학교까지 확대하여 적용해주었으면 한다. 예산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게 더 시급하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예상이 된다. 그동안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 대해 적어도 그 구성원들이 책임을 가지고 청결함을 유지하였는데 이제 그런 책임의식이 좀 약해질 것 같다. 내가 버린 쓰레기 하나에 대해 이제는 더이상 미안함을 느끼지 않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 쓰레기를 치워주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이 우리의 의식을 지배한다면 그땐 지금보다 더 쓰레기가 난무하고 더 많은 인력과 더 많은 예산이 투여되는 나쁜 상황이 전개될 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공공의식의 결핍이 사회적 낭비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하게 되는 것이다. 지나친 걱정일까?
요즘 아이들은 길에서나 교실에서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아무데서나 쓰레기를 버린다. 한마디로 내가 버리는 것이 쓰레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사는 것 같다. 이게 비단 아이들만의 책임은 아닐 것이다. 세상에 태어나 가정에서 기본생활습관을 익히는데 우리의 부모들이 얼마나 이런 쪽으로 노력을 하였는가?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공교육기관에서 얼마나 이런 쪽으로 공을 들였는가? 입시위주의 교육에 밀려 기본생활습관을 익히는 것은 그저 한낱 통과의례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모두들....
쓰레기를 처리하는 행태는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어디가나 유원지에 쓰레기가 넘쳐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런 기성세대의 생각과 행동을 아이들은 또한 스펀지처럼 쉽게 받아들인다. 이런 잘못된 인식의 고리가 언제쯤이나 끊어질까? 오히려 사회화를 통해 더 강화되는 느낌이다.
아이들이 쓰레기를 하염없이 생산하고, 그것을 보아도 주을 줄도 모르는 상태가 되버린 이유는 과연 무얼까? 다른 기타의 사회문제처럼 원인은 그리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원인중 하나를 생각해본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요즘 가정에서 자기물건을 직접 정리하거나 주변을 청소하지 않는다. 안해도 부모님이 대신 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쓰레기를 줍지 않는다. 길거리에 나와서 쓰레기를 또 버린다. 버려도 청소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치워준다. 학교에 와서 쓰레기를 버려도 크게 나무라지 않는다. 공부가 우선이니깐. 그리고 내가 버린 것도 어차피 청소시간이 있어 함께 치우면 되니깐. 그리고 청소시간이 끝나자마자 교실은 또 금새 어질러지기 시작한다. 안버리리면 청소를 안해도 되는데 .... 지극히 단순한 사실을 알텐데도 안지켜진다. 오히려 소시간이 있어서 버리게 되는 것은 아닌지....
앞으로 청소용역이 생겨나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되겠지만, 위에 열거한 청결의식의 결핍증이 더 악화될 것 같다. 이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2006년 정읍중학교에서]
'교육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생각하며 (0) | 2007.12.10 |
---|---|
'그래서 아이들인가 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0) | 2007.12.10 |
꽃을 보며 생각한다. (0) | 2007.12.10 |
스승의 날에 대한 유감 (0) | 2007.12.10 |
아름다운 사람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0) | 2007.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