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주-정읍의 계층구조, 이촌향도는 진행형 | ||||||||||||||||||||||||
정읍의 인구감소현상을 바라보며...주범은 편리한 교통수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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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철 ppuri3@ktu.or.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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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가르치는 중학생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을 때 돌아오는 답변을 들어보면 그런 추측을 짐작케 한다. 물론 어른과 아이가 갖는 정보량의 차이로 인해 그 판단이 다를 수 있지만, 그들 표현대로 하자면 “정읍은 후졌다”, “정읍은 꼴았다” 등등 온갖 속된 말로 그들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내곤 한다. 이런 생각의 바탕에는 현재의 시공간에 쉽게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의 본성과 아울러 정읍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이라는 의식이 작용한 결과로 보아진다.
정읍의 이미지는 '시(市)'가 아닌 '촌락'으로 각인, 대물림되고 있다 정읍은 행정구역상 분명 군(郡)이 아니고 시(市)라고 부르며, 촌락이 아닌 이른바 도농(都˙農) 복합형 도시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읍은 정읍시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 사람들의 의식 속에 여전히 촌락지역으로만 인식되고 있고 그 기억이 대물림 되고 있다. 물론 도시의 형태를 갖춘 시가지의 면적보다는 농촌지역이 훨씬 넓어서 그럴 수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아마도 상대성의 원리인 것 같다. 즉 정읍의 시가지보다는 전주가 크고 그보다는 서울이 더 크기 때문에 이런 의식이 생겨났을 것이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중앙을 담당한 首都 서울만 도시라는 이름을 당당하게 들을 수 있고 나머지 지역은 모두 지방이면서 동시에 촌락(시골)인 것이다. 아마도 오랜 중앙집권적 정치에서 비롯된 습성이라고 여겨진다. 유치한 얘기일 수 있지만 정읍의 행정구역 면적은 서울시의 행정구역 면적보다 약간 더 넓은데도 우리들 의식 속엔 정읍과 서울을 비교하는 일 자체를 의미 없는 일로 받아들인다. 항상 모든 지표에서 일방적으로 서울이 앞서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는 적어도 우리 정읍이 앞서는 지표가 한가지쯤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도 좋을 일이다. 굳이 자부심으로 여길 필요까지는 없지만.......
도시공학적 측면에서 쾌적한 도시는 인구 10만, 정읍이 해당된다 요즘 우리는 얼짱, 몸짱 등의 단어를 유행시키며 겉모습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는 외모지상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으며 도시와 촌락 같은 지역사회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경우 우선은 시가지 크기나 인구수 등 외형적 규모만 가지고 비교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 지역의 행복지수까지도 거기에 비례하여 높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개인이 가지는 富가 행복의 필수조건이 아니듯, 도시가 클수록 살기 좋은 곳이라는 말은 할 수 없을 것이다. 도시공학적 측면에서 10만명 정도의 도시가 쾌적한 도시의 기준이라고 했을 때 오히려 정읍 정도의 인구규모를 가진 도시가 여기에 해당된다.
청게천도 인공하천 일뿐... 정읍천을 보라 여기서 서울과 정읍을 단적으로 겉모습만 가지고 비교해보자. 정읍만한 면적에 산지를 제외한 평지에 거의 빼곡히 들어선 빌딩과 주택 그리고 온갖 인공적인 편의시설을 갖춘 서울을 상상해보자. 과연 어느 쪽이 질 높은 삶 (요새 유행하는 말로 ‘웰빙’이라 해도 좋음)을 추구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갖추었는지 비교해 볼 일이다. 최근에 복원했다는 청계천마저도 사실은 자연하천의 복원이라기보다는 한강물을 강제로 끌어들여 일직선으로 흘려보내는 인공수로일 뿐인 것이다. 여기에 비해 정읍은 어떤가? 정읍의 시가지 주변엔 넓은 농촌지역이 자리 잡고 있어 빼어난 자연환경을 갖추었으며, 시가지의 중심으로 흐르는 정읍천은 사시사철 쉼 없이 맑은 1급수가 흘러가 시민들의 휴식과 여가생활에 지대한 공헌을 하는 1등 공신 역할을 다하고 있지 않은가?
사람들이 쾌적한 정읍을 떠나는 이유는... 위와 같이 자연적 조건을 잘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래 정읍은 계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그 속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도드라져 보인다. 한때는 최고 25만 명 이상의 인구를 보유한 적도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인구 13만 명 선도 곧 무너질 상황이다. 아마도 현재 정읍에 사는 시민들보다 정읍에서 태어났지만 현재 외지에 사는 인구수가 더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읍의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익히 알다시피 정읍시민들이 정읍을 등지고 미련 없이 떠나는 첫 번째 이유는 보다 나은 교육 환경(사교육 시장이 잘 갖추어진 곳) 속에서 자식교육을 시켜보자는, 대한민국 학부모가 갖는 일반적인 욕심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두 번째는 보다 나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경우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의료와 교통시설 같은 도시문명이 주는 각종 혜택과 편리함 등의 이유를 들 수 있겠다.
인구감소에 대한 처방, 백약이 무효, 이촌향도 현상은 현재진행형 이런 인구감소현상을 막아보고자 정읍시 차원에서도 안간 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으로 보인다. 또한 이 지역에 몸담고 있는 교육자들이 발 벗고 나서서 학생들에게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향토교육을 강화한다고 할지라도 즉각적인 처방은 될 수 없으며 대세를 바꾸기는 역시 어려울 것 같다. 이는 어느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의 힘만 가지고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렇다고 해서 정읍시민들에게 애향심을 발휘해서 내 고장을 지키자는 설득이나 계몽이 통할 것 같지는 않다. 현재로선 해결의 실마리도 또한 인구감소의 끝도 보이질 않는다. 정읍만의 현상은 아니고 국가 전체적으로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이촌향도현상이라고 위안을 삼기에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답답할 뿐이다. 황폐해져가는 정읍의 농촌, 활기를 잃어가며 정체된 모습을 보이는 정읍의 시가지, 여기에 비해 전라북도의 중심도시인 전주는 마치 우주의 블랙홀처럼 道內의 남은 인구를 끌어당긴다.
보편화된 도시의 계층구조, 주범은 편리한 교통수단 도시의 계층구조는 보편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수도권이나 전주시 같은 상층부 도시가 지나치게 비대해짐으로써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또한 우리 모두가 지불해야 한다. 결국 대도시와 중소도시 간, 도시와 농촌 간의 조화로운 삶과 상호협력을 위해서는 저마다 계층적으로 적정인구를 유지해야 하는데, 오히려 갈수록 커지는 지역간 인구편차는 앞으로 국민들에게 어떤 추가적 부담을 요구할지 크게 걱정이 된다. 모두가 지금 사는 곳보다는 인구가 많은 곳을 찾아 떠나는 현상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 이런 현상의 내면에는 편리해진 교통수단이 한몫을 한 것 같다. 예컨대 전라북도의 경우 전주시에 살면서 웬만한 곳은 통근이 가능하다는 사실로 입증이 된다. 한마디로 교통이 편리해지니 도시는 집중되고 농촌은 소멸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사람의 이동을 편하게 만들어준 ‘바퀴’라는 존재가 가끔은 얄미워질 때가 있기도 하다. 너무 감성적 판단일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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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10월 26일 02:03:35 / 수정 : 2007년 02월 18일 08:3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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