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정읍이야기

부실한 향토교육이 정읍을 떠나게 한다

뿌리기픈 2007. 12. 9. 20:19
부실한 향토교육이 정읍을 떠나게 한다
[나도한마디]지역사회를 교과과정에 제대로 반영해야

 

정읍통문 webmaster@tongmun.net

 

 

정읍시내 전경(성황산 충무공원쪽에서 바라본 모습, 초산봉과 망상봉이 보인다) 

 

정읍에서 태어나, 정읍여중에서 사회과목을 담당하는 교사이다. 가끔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해본다. “장차 네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정읍에 살고 싶은가?” 여기에 대해 대부분의 학생들은 분명하고도 큰 목소리로 “아니오”라고 대답한다. (심한 경우 “미쳤어요? 정읍에 살게...) 이런 대답을 들을 때마다 정읍에서 태어나 정읍에 애정을 가지고 살고픈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큰 절망감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여기에 대해선 여러 가지 다양한 이유와 주장이 있을 수 있겠다. 아마도 누구나 쉽게 지적할 수 있는 내용으로서는 대도시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사회·경제적, 문화적 환경’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대해 아니라고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또 한 가지, 교사로서 지적하고 싶은 원인이 있다. 그건 바로 지역사회를 교육과정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서 빚어지는 이른바 ‘향토교육의 부실’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우리 정읍의 위치는 전주의 남쪽이며 광주의 북쪽이라는 사실을 중학생인데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또한 정읍의 면적은 서울보다 조금 더 넓다는 사실도 쉽게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학생들 기준에서 도시의 규모는 인구나 시가지의 규모로서만 비교하는 고정관념 때문일 것이다)

또한 100여년 전 정읍에는 3개의 행정구역(정읍현, 태인현, 고부군)이 있어서 고부의 시가지가 정읍의 그것보다 규모가 컸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앞으로 이런 기초적인 지리·역사적 지식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도 지역사회를 교과서와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일, 향토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교사연수, 향토교육을 위한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 문화유적지에 대한 현장학습 강화 방안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라나는 2세들이 내 고장 정읍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정읍시민으로서 터를 잡고 살아감에 더없는 자긍심을 갖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 정읍에 사는 교사로서 가지게 되는 책무성이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 정읍 지역의 교육가족 즉 교사, 학부모, 학생 그리고 지역사회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전교조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의 역사문화기행을 추진했었고, 학교에서는 중3학생들의 학력고사 후 특별프로그램으로 학교주변 역사유적지 답사도 추진해보았다. 앞으로 이런 내고장의 역사문화에 대한 현장학습을 학생과 시민들에게 널리 확산시키기 위한 작업으로 자료집 발간도 계획하고 있다.

사실 정읍통문에서 하는 일 중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일이 정읍의 역사문화를 새롭게 발굴하고 알리는 작업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이런 노력들이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널리 파급되어야겠고 정읍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정읍이 ‘떠나는 정읍'이 아니라 머물고 싶고 '돌아오는 정읍'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입력 : 2005년 02월 04일 12:49:49 / 수정 : 2007년 02월 18일 08:3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