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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장, 정읍이야기

맷돌에 밀려난 고인돌

맷돌에 밀려난 고인돌

 

박래철 ppuri3@ktu.or.kr

 

 

정읍시내에서 내장산쪽으로 가다보면 정주고등학교를 조금지나 금붕리 붕래마을이란 곳이 있다. 붕래를 이곳 사람들은 버줄이라고도 부르는데 원래는 우리말'벗올'이라는 말이 변해서 '버줄'로 불렀을 것이다. 정겨운 이름이다.

하지만 우리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이 마을 진입로 양편(마을을 들어서면서 오른편 논바닥에 7기, 왼쪽에 1기가 있음)에 청동기시대의 유적인 고인돌이 무려 8기가 널려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표말이나 안내판 하나 없는 실정이어서 이곳을 찾는 이들도 무심하게 지나갈 뿐이다.

한가지 더 안타까운 사실은, 최근 그 왼쪽에 홀로 있었던 고인돌 앞쪽으로 커다란 식당 건물이 들어서면서 그 고인돌을 가리게 되었다. 이름하여 맷돌순두부집이라는 이름의 건물이 멋지게 들어섰는데 주인은 이런 문화재의 가치를 모르는지 아니면 알고도 그랬는지 식당건물을 고인돌 앞쪽에 배치하였고 그로 인해 고인돌은 건물뒷편에 위치하게 되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버려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물론 관계당국의 허가를 내어 건축행위를 했겠지만 시청의 문화행정의 빈곤함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한가지 개인적으로 욕심을 내어본다면 식당의 상호를 차라리 맷돌보다는 고인돌이라고 표현하면 이곳의 역사문화적 환경에 더 부합하리라 생각하는데 차마 용기가 없어 생각만 할 뿐 말을 건내지 못했다.

 

입력 : 2005년 04월 19일 09:21:29 / 수정 : 2005년 04월 19일 09:2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