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정읍이야기

[스크랩] 천태산 백제고분군 둘러보기

뿌리기픈 2012. 1. 12. 20:45

  눈발이 휘날리는 이른 아침, 곽형주선생님과 만나기위해 영원면 은선리로 향했다. 정읍시내에서 고부를 지나 영원 은선리 저수지 근처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삼층석탑과 자라고개 사이 도로옆에 새롭게 아담한 주차장이 만들어져 있었다. 곽선생님은 인터넷상에서 천태산이라는 닉네임을 쓰시는 분답게 두승산의 지맥인 천태산 일대에 대해서는 손바닥 보시듯 한다. 이곳에는 백제시대의 고분군(돌방무덤)이 널리 분포하고 백제시대의 양식인 은선리 석탑이 있어 역사문화적 가치가 큰 곳이기도 하다. 그동안 향토사학자로서 영원의 역사문화를 새롭게 조명하고 알리는데 누구보다 애써오셨는데 그런 노력의 대가이겠지만 요즈음 그 결실을 하나씩 이루어가는 모습에 함께 흐뭇해진다.

 

  몇 년 전에는 이곳 영원면의 지사리 고분군도 나름 멋지게 복원이 되어 정읍의 고대 문화가 일반인들에게 새롭게 주목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천태산 매봉산 두승산 자락 숲속에 파묻혀있는 수많은 백제시대의 돌방무덤들을 발굴하고 복원하는 일이 남아있다.  천태산 자락에 널려있었던 돌방무덤들은 그동안 천오백년 세월 속에 풍화되고 사람들에 의해 훼손되어 그 원형을 유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돌방무덤이 무너지면서 널려있는 수많은 돌무더기들은 앞으로 조금씩 그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되어야 할 것이다. 천태산은 한마디로 백제시대의 문화재를 간직한 커다란 보물창고라고 할 수 있겠다. 이곳에 조성된 대규모의 고분군은 영원지역이 전북 서남부 지역의 정치적 중심지였음을 입증해주는 결정적인 사료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가까이 사는 우리 정읍시민들부터 너무나도 모르고 살아왔던 것이다. 앞으로는 영원의 백제고분군이 경주의 고분군, 나주 반남고분군 못지않은 역사 문화적 가치를 지닌 문화재임을 인식하고 널리 알리고 아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행히 요즘 정읍시에서도 이곳 백제고분군의 가치를 인정하고 발굴과 복원사업에 예산과 인력을 단계적으로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복원된 일부 고분, 예쁘게 단장된 계단시설과 산길을 보니 차가운 겨울바람에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파손되어 있는 돌방무덤의 원형을 모두 복원하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곳은 앞으로 정읍 시민뿐만아니라 타지역 역사문화 탐방객들의 발길이 빈번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하루코스의 현장체험학습 장소로도 최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주변의 은선리석탑, 백정기의사 기념관, 지사리고분군, 운학리 고분군, 은선리 토성 등과 연계한다면 견학할 것들이 훨씬 더 많아 질 것이다.

 

*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시간여의 짧은 답사를 이끌어주신 천태산 지킴이 곽형주선생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이번 영원 천태산자락의 백제고분 복원사업이 이제 더이상 영원이 정읍의 변방이 아니며, 영원의 역사문화가  고부문화권의 주변부가 아님을 함께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정읍시 영원면 천태산 아래에 새롭게 조성된 탐방객들을 위한 간이 주차장.

 

주차장에 설치된 안내판.

 

일부 복원된 천태산 자락의 백제시대 고분인 돌방무덤. 완전하게 복원한다면 무덤이 덮히게 되어 탐방객들은 볼 수 없으니 이런 정도의 일부 복원이 적절한 것 같다.

 

영원의 향토사학자이며, 이번 백제고분 복원사업에도 주도적으로 활동하시는 곽형주선생님.

 

 

이곳에 널린 돌들을 계단조성에 재활용하는 사태를 막기위해, 계단조성에 사용된 돌들은 타지역에서 가져온 돌이라고한다. 무덤에 사용된 돌은 역시 격이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겠지요.

 

 

 

 

 

인위적으로 훼손된 돌방무덤. 그 앞에 있는 후대의 무덤이 조성되면서 훼손된 듯하다. 결과적으로 백제인의 후손들이 선조들의 무덤을 손댄 경우인데 이래도 되는 것인지 .... 이런 이야기를 또 우리는 후세들에게 하기위해 이 정도만 복원해야할듯.... 엄청난 시간을 관통하면서 옛무덤과 현재의 무덤이 대화를 하는듯하다.

 

천태산에서 매봉산과 두승산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한 이른바 자라고개(영원면 은선리와 덕천면 도계리를 이어주는 길목)에서 내려다본 영원면 은선리앞 들판.

 

출발점에서 바라본 천태산 자락의 자라고개. 다행히 아스팔트 도로는 자라목을 오른쪽으로 비켜 머리위쪽으로 내달린다. 자라목쪽에는 서낭당고개가 지나며, 동학농민혁명때 이곳으로 농민군이 지나갔다고 한다. 황토현으로 이어지는 길목이다.

출처 : 新정읍통문
글쓴이 : 박래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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