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정읍이야기

봄날에 둘러본 칠보의 문화재

뿌리기픈 2010. 4. 22. 22:59

  정읍시의 영역에는 참으로 다양한 역사문화권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태산선비문화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칠보면 지역에 산재한 문화재를  둘러보았다. 이미 익히 알고 있고 자주 둘러보았지만 미처 보지못했거나 설렁설렁 본 것들을 세심히 보기 위한 목적이다. 오늘 답사의 주 목적은 비운의 왕이었던 조선시대 단종 비(妃), 정순왕후 여산송씨의 태생지로 알려진 정읍시 칠보면 시산리 동편마을과 그 흔적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 위치한 무성리 성황산과 원촌마을에 집중되어있는 유교문화와 관련된 건축물들을 둘러보고 또한 최근에 완공한 물테마공원과 전시관도 함께 보고 싶었다.

 

4월 11일 일요일 아침, 정읍시내에서 비교적 가까운 칠보면으로 향하였다. 아직은 쌀쌀한 봄날이지만 봄꽃들이 만발하여 벌과 나비를 유혹하고 있고, 짧은 봄날을 즐기려는 상춘객들이 들과 산로 향하는 한가로운 일요일이다. 하지만 농부들은 논과밭에 나와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 태산선비문화권 : 통일신라때의 행정구역인 태산군의 영역으로 행정중심지는 칠보(현 칠보초등학교 터)에 있었고 태인지역까지를 포함하는 역사 문화권이다. 조선시대에 붙여진 행정구역 이름인 태인현이라는 지명은 바로 태산의 이름과 인의현의 이름을 따서 만든 새로운 지명인 것이다. 최치원 선생이 수령으로 있었던 신라시대부터 유교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하여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까지 유교문화가 잘 보존된 곳이다.  

 

 

정읍시 칠보면 시산리 동편마을 입구에 위치한 태산선비문화관 앞에 위치한 안내 지도. 

이곳 칠보면 시산리와 무성리 등은 야외 박물관이라 할 정도로 유교문화와 관련된 문화재가 집중하여 분포한다.

가히 태산선비문화권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무성리 원촌마을에서 시산리 동편마을로 가는 길에 새로이 건립된 태산선비문화관. 일요일엔 문이 잠겨 탐방객들이 볼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동편마을 초입에 위치한 용계서원 출입문.

 

 가까운 무성리 무성서원에 비하면 이곳 용계서원은 그 역사가 길지는 않은 것 같다.

 

 

 

 칠보면 시산리 동편마을 한쪽에 위치한 단종비 정순왕후 유지비. 비운의 왕비인 여산송씨 정순왕후는 어린 단종과 어린시절 사별하고도 서울 동대문밖에서 82세까지 살다가 여생을 마쳤다고 한다.

 

[인터넷 자료] 이곳은 조선 제 6대 왕 단종 비(妃)인 정순왕후가 탄생한 곳으로 이를 기리기 위하여 1988년에 유지비를 세웠다. 정순왕후는 세종22년에 여량부원권 송현수의 딸로 탄생하여 단종 2년 1월에 왕비에 책봉되었는데, 정순왕후의 능은 사능(思陵)이라 하여 경기도 남양주군 진건면 사능리 65-1에 있으며, 사적 제209호 이다.

 

 

 연안부사를 역임했다고 기록되어있는 정순왕후의 증조할아버지 송계성의 유허비. 그 옆에 정순왕후 유지비가 나중에 세워진 것이다.

 

 정순왕후의 태생지를 알리는 기념비가 그녀의 증조할아버지 비각앞에 세워져있다. 태인과 칠보 등지에서는 여산송씨의 영향력이 컸던 것 같다.

 

 칠보면 시산리 동편마을. 이곳에서 단종비 정순왕후가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내고 부모를 따라 한양으로 올라간 것 같다. 사진에 보이는 산은 성황산이라 한다.

 

 

 칠보면소재지에서 내장산 방면으로 가는 길.  고현동 향약으로 유명한 남전마을과 동편마을은 인접한다.

 

 다리 건너편에는 최치원선생이 태산군수로 재직하면서 풍류를 즐겼다고 하는  유상대(유상곡수)로 추정되는 곳. 칠보천이 동진강 상류와 합류되는 곳으로 직강공사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심한 자유곡류를 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소하천.

 

 동편마을 부근의 노거수.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동편마을에서 서쪽으로 바라보면 성황산과 그 아래 원촌마을이 전형적인 배산임수를 이루며 위치한다.

저곳이 바로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효시로 인정받고 있는 불우헌 정극인의 상춘곡이 만들어진 곳이다. 꽃피는 이즈음에 성황산 누각에 올라 봄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것이다. 지금은 그때 그모습과는 많이 달라져버렸고 그때의 운치를 재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한편 정극인 선생이 낙향하여 살았던 이곳은 그 부인과 관련된 처가 동네라고 한다.

 

 칠보면 무성리 원촌마을 입구의 안내 지도. 무성서원이 있다하여 원촌마을이라 하였다. 정읍에서도 이만큼 문화재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도 드물 것이다.

 

 최근 태산선비문화권 복원과 조성사업에 따라 그 모습이 날로 달라지는 것 같다.

 

 성황산 중턱에 위치한 송정 이라는 정자. 옛 선비들이 이곳에서 동진강 푸른 물을 굽어보며 글을 짓고 노래를 즐겼을 것이다. 소나무가 멋드러지게 휘어져 있어 송정이라는 이름이 참으로 어울리는 것 같다.

 

 송정 아래, 후송정이라는 또하나의 정자. 상춘곡이 만들어졌던 조선시대에는 이 정자건물 아래로 동진강 본류가 흘러갔을 것이고 그 운치 또한 매우 뛰어났을 것 같다. 물길을 바꾸어버리니 이 정자는 갑자기 뻘쭘해진 느낌이 들었을 것 같다. 태산선비문화권 조성사업에서 상춘곡의 배경지를 복원하는 일도 한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그럴려면 이곳 후송정 아래쪽에도 물길을 조성하여 그 느낌을 조금이나마 재현해야 할 것 같다.

 

 후송정 이라는 정자의 현판 글씨.

 

 구한말 유학자인 간재 전 우 선생의 친필로 알려진 '후송'이라는 글씨. 바위에 새긴 금석문인데 그 힘이 느껴진다.

 

성황산 중턱에 자리잡은 송정 을 소개하는 안내판.

 

 전망이 좋은 송정 건물. 가운데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방이 만들어져 있다. 여름철 더위를 피하기 위한 개방형 건물이면서도 밤에 잠을 잘 수 있도록 시설을 만든 것 같다.

 

 시원하게 보이는 너른 마루바닥.

 

 이곳 송정에서 바라보면 멀리 칠보발전소가 보인다.

 

 소나무와 건물이 무척 어울린다. 휴식이 필요한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장소인 것 같다.

 

 송정 마루에 앉아 바라본 칠보발전소와 호남정맥의 산자락. 구절재를 오르면 그 너머엔 산내면의 옥정호가 위치한다. 산지와 평야부의 점이지대라고 할 수 있는 곳에 태산군의 치소가 있었던 것이다.

 

 유명한 유학자들을 모셨을 사당. 시산사 건물. 이곳에서 바라보면 시산이라는 산이 보이기도 한다.

 

성황산을 등지고 원촌마을이 위치한다.

 

 

 시산사 출입문의 빗장. 자라모양이 눈에 뜨인다.

 

 성황산 중턱에 자리잡은 시산사라는 사당.

 

 이 즈음 벚꽃이 만발하다.

 

 최근 새로이 복원된 송산사.

 

 과거 호호정 이라는 누각이 있었던 곳.

 

 한가롭게 노니는 곳이라는 뜻으로 정한 '한정.'

 

 한정이라는 건물은 곧 무너질듯 ....

 

 목련꽃. 부부와 어린 자녀를 묘사한듯......

 

 

 

 사연이 많은 필양사 안내문.

 

 새로이 단장한 듯한 필양사 건물.

 

 

 정극인 선생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집터.

 

 연꽃 체험을 위한 방죽.

 

 

 원촌 마을에서 바라본 동편마을. 이름 그대로 동쪽에 위치한 마을. 앞쪽의 산이 바로 시산이라 불리는 산.

이 산 이름에서 대시산과 대산, 태산, 태인 이라는 지명이 연쇄적으로 생겨났다.

 

 원촌마을 곳곳에 심어져있는 수선화.

 

 원촌마을 입구에 세워진 안내소 건물.

 

 원촌마을 경로당.

 

 원촌마을에서 바라본 동편마을. 목련꽃과 함께 봄은 무르익고 있다.

 

 원촌마을에 위치한 무성서원. 최치원선생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곳.

 

 무성서원 뒷편에 위치한 사당건물.

 

 무성서원 입구에 위치한 건물.

 

 가사문학의 효시인 불우헌 정극인 선생의 동상. 칠보면 무성리 원촌마을에 위치함.

 

 원촌마을과 가까운 곳에 최근 조성된 물테마 체험전시관. 칠보면을 통과하는 동진강과 연관지어 만들어진 것 같다.

 

 물테마 야외 수영장과 휴식공간.

 

 칠보 물테마 전시관옆 주차장과 옆으로 흐르는 동진강

 

 

 산지에서 쏟아지는 동진강 물이 강폭이 커지면서 그 유속이 느려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