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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

정월 대보름

 

밤하늘에 쏘아올린 폭죽
2006-02-14 16:47:07

 

밤하늘의 폭죽

 

 

 

불타는 깡통을 돌리다 마지막에 하늘높이 던지면 또 한번의 불꽃놀이를 구경할 수 있다.

2006-02-14 16: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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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정월대보름날 저녁 정읍천변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였다.

비록 너른 들판의 논두렁은 아니지만 잔디깔린 정읍천변 고수부지,
밝은 인공조명에 둥근달이 오히려 초라해보이기도 하는 대보름날 저녁,
보름달처럼 정겹고 포근한 얼굴들이 모였다.

어른들은 수십년전 추억을 더듬으며 망우리의 원심력을 몸으로 느껴보고
아이들은 아버지의 지도를 받으며 새로운 체험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무심한 세월은 불깡통의 주인공을 바꾸었고 어느새 불깡통의 품격도 업그레이드 되었다. 화려한 임페리얼 분유통에 보일러 엑셀 손잡이를 달았다.

불쏘시개 꽉채워 불깡통을 힘차게 돌려본다.
어른이 되어 돌리는 깡통은 어쩌면 지나간 세월을 다시 거꾸로 돌리는 일인지도 모른다. 깡통속에서 살아나는 불빛은 어쩌면 지나간 어릴 적 추억을 되살리는 일인지도 모른다.

왼손 돌리기, 오른손 돌리기, 양손 돌리기, 엑스자 돌리기로 난이도를 높여보지만 금방 지쳐버리는 어깨. 두부김치 안주삼아 정우 막걸리 한잔 걸치고 다시 힘을 내어본다.

밤은 깊어지고 망우리 돌리기 지쳐갈 때쯤 성질 급한 놈 부터 '망우리야' 외친다.
타고남은 불깡통의 불씨가 검은 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주인의 손끝을 떠난 불깡통은 혜성처럼 불꼬리의 궤적을 남기며 하늘을 반절로 가른다. 불꽃의 반짝임과 사그라짐속에 아름다움과 서글픔을 함께 느꺼본다.

불깡통 하늘로 솟구치는데 우리네 서민들 근심걱정도 날려 보낼 수 있을까?
꽃잎같이 흩날리는 깡통속의 불씨, 우리들 가슴에 새로운 희망의 불씨로 내려앉는다.

[민주노동당 정읍시위원회 주관, 정월대보름날 천변행사장에 다녀와서]
2006-02-18 22: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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