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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

간판이 커서 슈퍼일까요?

 

 

서구문물이 들어온 이후 미국문화의 영향을 받아 우리 생활 속에는 영어단어가 무척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 뜻을 알든 모르든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들이 많은데 재미있는 건 그 단어가 갖는 본래의 뜻과는 다르게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변형되어 사용된다는 점이다.

그 예는 너무도 많겠지만 몇가지를 들어본다.

사례1) 가든 - 한국에서는 '가든식 식당'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처음에는 잘 갖춘 정원을 끼고 있는 식당이었지만, 지금은 그냥 정원의 존재여부와는 관계없이 그냥 규모가 큰 식당을 일컬어 부르고 있다. 가든의 의미는 이미 사라지고 지금은 깨끗한 식당 정도로 단어의 의미가 변형되고 말았다.

사례2) 세일 - 판매한다는 의미일텐데 한국에서는 거의 '할인 판매'의 의미로 굳어져버렸다. 정확히 말하면 바겐이라는 말을 넣어서 '바겐세일'이라고 해야할 일인데도...

사례3) 슈퍼 - 알다시피 '크다'는 뜻인데도 그냥 지금은 '가게'의 의미로만 받아들여진다. 처음엔 슈퍼마켓의 의미로서 기존의 전방(상점)보다는 규모가 큰 첨단의 가게를 의미했었는데 이후에 슈퍼마켓이 흔해지니 다시 이것과 차별을 위해 '마트'라는 이름을 가진 대형상점들이 생겨났고 지금은 슈퍼하면 그냥 구멍가게를 지칭하는 것처럼 되어 버렸다. 크다는 의미가 세월의 변화와 함께 작다는 의미를 가진 '구멍가게'로 평가절하 되어버린 것이다.

사용의 편리를 위해 줄여서 부르는 습성때문에 단어 본래의 의미는 사라지고 전혀 다른 의미로 굳어져 버린 예는 이외에도 무척 많을 것이다. 북녘처럼 우리 고유어를 찾을려는 노력에는 미치지 못해도, 세계화시대에 무분별하게 들어오는 외국어들을 올바르게 외래어로 정착시키는 노력을 해야할 일이다.


위 사진은 정읍시 상동에서 찍은 것인데 초라하고 오래된 작은 건물모습에 어울리지 않게 간판의 크기가 너무 커보인다. 그야말로 간판이 커서 붙여진 슈퍼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정도이다. 대형마트의 위세에 잔뜬 주늑들린 소형상점(슈퍼)들의 모습에서 서민들의 어려움과 사회 양극화의 단면을 확인하게 된다.

아무쪼록 큰것들과 작은 것들이 함께 어울려서 살수 있는 아름다운 지역 공동체를 마음속에 그려본다.

2006-02-15 09:33:23
211.xxx.xxx.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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