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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장, 정읍이야기

알고 나면 우스워요, 고쳐주세요!

알고 나면 우스워요, 고쳐주세요!

정읍사 근처 '옛터길'-정읍 IC 인근 '삼보들길' 잘목된 도로명..고증 거쳐 바로 잡아야

 

 

 

전국적인 사업이겠지만 정읍에도 요즘 길마다 고유의 이름을 갖게 되어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다. 사람이나 동물도 이름이 있듯이 길에도 그 길에 얽힌 유래와 관련한 이름을 붙여주는 일이 무척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지역의 역사성과 문화를 살려주는 일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길을 찾을 때 편리함을 제공하기도 한다.

 파란 바탕에 하얀색 도로명이 시민들에게는 우선 산뜻한 인상을 준다. 그리고 지명 유래에 대한 새로운 호기심까지도 자극한다.

하지만 정확한 고증이나 확인 없이 붙여진 길이름을 보면 눈쌀이 찌푸려진다. 한번 붙은 길이름은 굳어져 고친 효과도 반감된다. 시간이 더 가기전에 지적받은 오류들이 바로 잡히길 바란다. 시내를 오가며 당장 눈에 드러온 사례 두가지를 소개할까 한다.

 

 

사례1,  정읍사 부근 '옛터길'은 '애터길'로 수정돼야 한다

 

 

 

 


옆 사진에서 '옛터길'은 '정읍사로'와 골목길이 교차되는 길목에 붙어있는 이름이다. 제 어릴 적 기억에 의하면 전북과학대학교와 정읍중학교 일대를 어른들이 '애터'라고 불렀다.

이유는 애기들이 죽으면 이곳에 묻어주었다하여 붙여진 '애장터'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애장터'를 두자로 줄여 '애터'라고 했던 것이다. 이런 설명이 맞다면 '옛터길'은 '애터길'로 수정되어야 한다.

오히려 '옛터길'은 무엇의 옛터가 된다는 지, 궁금중만 자아낸다.

 

 

사례 2, 농소동 부근 정읍 IC 부근 '산보들길'은 삼보들길'

 

 

 

 '산보들길'은 정읍의 나들목, 이른바 호남고속도로 정읍 IC 부근에 있는 가로명.

언뜻보면 '산보들길'은 '산보가는 들길'이라고 해석된다. 무척 낭만적인 이름이 아닐 수 없다. 정읍에서 '솔바람길'(잔다리목 근처) 이나 '솔모퉁이길'(과교동 근처)이라는 가로명만큼이나 좋은 이름이다.

하지만 그 진실을 알면 웃음이 나올 수 있는 이름이 된다. '산보들길'은 아마도 '삼보들길'의 오류라 여겨진다.

과거 정읍시내를 관통하는 정읍천의 지류인 조곡천(상동에서 발원하여 시내를 통과하고 연지동에서 정읍천에 합류되는 시냇물)에는 물을 막는 3개의 보(수리시설)가 있었고, 여기에서 인공도수로를 이용하여 지금의 농소동의 너른 들까지 농업용수를 공급했다고 한다. 그래서 농소동 근처의 들을 그때 당시 '삼보'와 관련된 들판이라 하여 그때부터 '삼보들'이라 불렀던 것이다. 따라서 '산보들길'은 마땅히 '삼보들길'로 수정해야 할 것.

그리고 현재의 조곡천은 시내중심부에서 복개되어 그 존재성을 모르는 시민들도 많다. 언젠가는 이 복개부분도 서울의 청계천처럼 자연하천으로 복원되어 하늘을 보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정읍시민들이 하천의 기능성보다는 생태적 가치에 눈을 뜰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농경문화의 일부인 조곡천의 '3보'와 그 농업용수의 몽리구역(수혜지역)인 농소동 '삼보들'의 관계, 이 둘의 관계를 잘못된 가로명을 통해 다시한번 주목하게 된다.

 

입력 : 2006년 08월 30일 08:09:26 / 수정 : 2006년 08월 30일 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