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강이라는 지명은 괜찮은가? |
일제가 바꾼 이름 만경강과 영산강, 그리고 동진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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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철 ppuri3@ktu.or.kr
만석보 근처에서 바라본 동진강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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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에서 광복60주년 기념사업으로 ‘일제 문화잔재 바로잡기’를 위한 시민제안 공모 중 60개를 선정하여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미리 공개된 내용 중 지명과 관련한 내용이 관심을 끌었다. 그 중 한 가지가 호남지방의 만경강과 영산강에 관한 건이다.
만경강과 영산강은 문제있고... 일제가 남긴 지명으로는 만경강과 영산강이 있는데 이것을 조선시대에 각각 사수강(蛇水), 사호강(斜湖)으로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일제는 이런 강 이름을 자의적으로 변경하여 만경현의 이름을 따서 만경강이라 하였고, 영산포의 이름을 따서 영산강이라고 고쳤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고장 정읍과 관련된 동진강은 어떨까? 정읍 내장산에서 시작되는 정읍천과 산외면에서 시작되는 태인천이 만석보 부근에서 합류하여 부안 동진면 하류까지 흘러 서해로 빠져나가는 호남평야의 젖줄 구실을 하는 동진강(긴 거리 51Km)에 대해서는 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는지 이상하다. 이 강 이름도 1914년 행정구역 개편 시 탄생한 부안군 동진면이라는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인데... 안타까운 사실은 이런 지명을 우리가 워낙 오랫동안 사용하여 이제는 미우나 고우나 우리 의식과 입속에서 굳어져버렸기에 또다시 인위적으로 바꾼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잃어버린 이름, 잃어버린 역사 참고로 우리나라 역사에서 국가권력이 개입하여 지명을 대대적으로 고쳐버린 경우는 두 차례이다. 즉 삼국통일 후 신라 경덕왕 시기와 일제 강점기(1914년)인데 공통점은 이 과정에서 순수 토박이말이 사라지고 한자지명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고 이런 과정에서 지명의 역사성이나 문화적 맥락과는 관계없이 그 의미가 크게 왜곡되어버린 사례도 많았다고 한다. 그나마 겨우 살아남은 지명은 자연마을 단위의 소지명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고 그것은 마을 주민들의 입으로 구전되어 내려올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한다면 앞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지명 개편 작업 시 행정편의주의보다는 주민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지명에 근거하여 가급적 순수 토박이말을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
입력 : 2005년 08월 15일 09:29:48 / 수정 : 2007년 02월 18일 08: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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