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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장, 정읍이야기

내장산 단풍의 유혹

 

 

 

  단풍하면 내장산, 내장산 하면 단풍이라는 말처럼 올해는 예년과 달리 유난히 단풍이 아름다웠다. 지난 2010년 11월 7일 단풍이 절정을 이룬 11월의 첫째주 일요일, 단풍도 절정이라 찾아오는 관광객수도 절정이었다. 당국의 추산으로는 단풍이 물드는 내장산의 한 달 정도의 탐방객수가 대략 70만이라는데 그중에서 일요일 하루에 20만으로 추정되는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하였다. 정읍시민들은 정작 이런 계절에 내장산을 맘껏 구경하기가 그래서 더욱 어려워진다. 그래서 어쩔 수없이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집에서 자동차로 출발하여 둘러보기로 하였다. 예전엔 자전거로도 진입하여 맘껏 구경도 하였지만 이번엔 승용차로 들어간 것이다.

 

  4시 30분에 집에서 출발, 5시 이전에 제2주차장에 차를 주차시켰다. 이미 1주차장엔 어두컴컴한데도 만차가 되었고 진입하기가 어려웠다. 부지런한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2주차장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한 매표소까지 걸어갔는데 어두워서 가로등 빛을 이용하여 걸었다. 평소엔 사찰측에서 새벽에 입장하는 사람들까지는 문화재관람료를 받지않았는데 오늘같은 대목엔 새벽녘부터 받기 시작하였다. 정읍시민으로서 이런 요금을 내려니 야속하기도 하였지만 어쩔 수가 없다. 정읍시민들에게는 무료로 해준다는 말도 있었지만 아직은 실현이 되지 않고 있다.

 

  깜깜한 새벽에 매표소에서 사찰까지 약 3킬로미터를 가로등 빛에 의지하며 혼자서 걸었다. 부지런한 분들은 이미 경내애 승용차를 주차시키고 날이 밝을 때까지 차속에서 대기하는 분들도 있었다. 가을 새벽기온은 몸을 얼게 만들었다. 옷을 두텁게 입지않은 게 후회되기도 하였다. 한참을 기다리며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다가 6시가 넘어서 아침 햇빛이 조금씩 밝아졌다. 얼어버린 몸이지만 맘먹고 사진촬영을 하기위해서 왔으니 목적 달성을 위해 분주히 사찰에서부터 매표소쪽으로 걸어나오면서 카메라 셔터버튼을 열심히 눌러대었다. 나중에 손가락이 아플 정도였지만, 찬란한 아침햇살에 비친 단풍잎을 역광으로 보니 정말로 황홀하였다. 거기다가 안개가 어우러진 내장사 단풍숲이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였다. 여기저기서 카메라에 단풍잎과 인물을 담기 바쁜 모습이었다. 단풍잎의 유혹에 푹빠져 배고픈지도 모르고 12시가 넘어서까지 사진촬영을 하였다. 나오는 길은 사람과 차량으로 뒤엉킨 모습이었다. 내장산을 늦게서 진입하는 차량도 꽉막혔지만 나가는 차량도 많아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평소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 뒤에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물이 고여있는 호수와 우화정의 모습. 자동차 불빛을 이용하여 촬영하였더니 느낌이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