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내 샘골다리에 나붙은 4대강살리기 홍보 펼침막.
요즘 이명박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중에 하나가 바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이다.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내걸었던 한반도대운하 사업이 다수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치자, 이번에는 수질개선과 홍수 예방이라는 목적을 내걸고 4대강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임기 3년 동안 기어코 완성시키겠다고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작용하고 있는데, 과연 다수 국민들의 우려와 반대를 어떻게 극복할지... 건설회사 씨이오 답게 불도저처럼 밀어부칠 것인지.... 개인적으로는 개발보다는 보존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심히 걱정되는 대목이다. 새만금보다도 더 넓은 사업규모, 훨씬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기에 어쩌면 한반도 운명이 걸린 심각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4대강 살리기 사업, 명칭부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강이 죽었다는 전제가 잘못되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듯이 우리나라 강들은 우리가 염려하는 것보다는 훨씬 건강하게 살아있다고 한다. 그리고 정부가 홍보하는 것 처럼 진정으로 홍수를 예방하고 수질을 개선하고 싶다면,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강의 본류보다는 지류를 정비해야할 것이다. 그것이 강을 진정으로 살리는 정석이기에...... 이러한 사실을 외면하고 정부가 지금처럼 4대강의 본류 정비에만 예산을 투입하고자 한다면, 국민들은 이 사업에 숨겨진 또다른 의도가 있지않나하는 의혹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자연은 스스로 정화하고 원형을 복원하려는 속성이 있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과도한 인위적 개발에 따른 파괴의 힘이 가해질 때 자연은 언젠가 우리 인간에게 복수의 칼을 들이댈 것이다. 2012년의 종말론 같은 비극적 상황이 현실이 되지않기위해서라도 자연이 스스로 회복할 수 없는 지경이 되지않도록 '개발의 메스'는 보다 신중하게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녹색은 결코 성장이 목적이 아니고, 하늘아래 뭇 생명들과 공존하려는 속성을 가진 것이기에....
4대강 사업을 홍보하는 광고가 방송과 신문, 잡지에 넘쳐나고 있는 요즘에 정읍시내에도 드디어 4대강살리기 홍보 펼침막이 보인다. 시민들이 많이 오가는 정읍천의 샘골다리에, 전북녹색미래실천연합이라고 하는 생소한 단체 이름으로 내걸린 펼침막이 바로 그것이다.
녹색성장의 차원에서 4대강 살리기가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강조하는 문구이다. 요즘 녹색이라는 말이 가장 유행하는 말 중에 하나인데 성장이라는 단어에도 갖다부치니 나로선 무척 어색하기만 하다. 물론 세계인의 관심사인 지구온난화를 막기위해 저탄소 정책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자는 의미이겠지만.....
낯설은 전북녹색미래실천연합이라는 단체가 뭔지 궁금하여 검색하였더니 까페가 개설되어 있어 들어가 보았다. 올 여름에 만들어진 단체인 관계로 아직까진 활동이 미미하겠지만 까페에 콘텐츠도 별로 없었고 회원수도 고작 2명이다. 물론 일반인들의 조회수도 별로 없고...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을 홍보하여 여론을 돌리기위한 목적으로 급조된 관변단체라는 느낌이 든다.
생각해보면, 정읍천 다리에 '4대강 살리기'라는 표현이 과연 어울리는가? 정읍천은 동진강의 지류인데.... 차라리 동진강을 살리자고 해야 맞는 것이다. 아니면 최소한 전북의 4대강(금강, 섬진강, 만경강, 동진강) 을 살리자고 하든지....전 국민의 관심사라 하더라도 정읍천에 걸어놓으니 왠지 어색하기만 하다.
요즘 아침 저녁으로 샘골다리를 통과하면서 정읍시민들 중에 이런 펼침막을 보면서 불편한 심기를 느끼는 나같은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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