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정읍이야기

[옛길체험6]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살길래

뿌리기픈 2008. 3. 30. 23:15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살길래....  내가 좋아하는 '남촌'이라는 가곡의 노래가사처럼 어렸을 때부터 마루에 앉아 자주 생각하던 주제였다. 그때부터 새로운 곳에 대한 호기심이 남보다 많았던지 지금도 나에게 답사는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2008년 3월 30일 일요일, 아침에 비가 그치고 10시경 순창에 있는 문중 선산에 가서 집안 어르신들과 시제를 모시고 정읍에 돌아왔다. 시간이 나길래 오후 2시경,  6번째 옛길체험에 나섰다.  오늘은 정읍시내의 남쪽고개길인 싸리재를 넘어가본다. 이곳 싸리재는 애산과 초산 사이 가장 낮은 부분의 고개로서 남쪽의 과교동과 북쪽의 시기동(남산동, 초산동)을 연결해 주는 주요 교통로였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1번국도가  초산의 서편인 단고개를 통과하면서 길이 넓혀지는 바람에  이후 싸리재는 사람들의 통행이 끊기게 된 것이다.  오늘날 이곳 싸리재는 옛길의 흔적을 간직하며  애산과 초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에게 호젓한 오솔길을 제공해주고 있다.  고개마루를 중심으로 북사면에 해당하는 시기동 시기동쪽은 등산로가 잘 조성된 반면, 남사면에 해당하는 과교동쪽은 정비가 되지 않아서 숲이 우거지는 여름에는 통행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짧은 고개길을 넘어 과교동 석고마을(고랭이골)에 도착하였다. 마을 어르신의 얘기를 듣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갔다. 고개 정상부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초산 정상부에 오르기도 하였다. 정읍의 기원이 되는 마한시대의 '초산도비리국'이라는 읍성국가가 자리잡았다고 전해지는 초산성의 흔적을 둘러보고 처음 출발지점인 고개 북사면인 시기동의 호남중고등학교쪽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싸리재 고개를 왕복하면서도 역시 옛사람들의 체취가 느껴지는 듯 하였다.  곳곳에 보이는 석축의 흔적과 흩어져 있는 모난 돌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도보에 의존하는 육상교통이 일반적이었 때, 분명 이곳은 정읍의 중심지와 변두리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통로였던 것이다. 이러한 교통의 요지였기에  주변 산자락 정상부에는 읍성국가가 성립되었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산성이 축조되었다고 여겨진다.

 

 

정읍시내 남쪽의 초산과 애산사이로 이어지는 싸리재 고갯길. 노란색으로 표시된 길이 지금은 한가로운 길이지만 예전에는 좌우측의 고갯길보다 더 통행량이 많았던 주요교통로. 단고개나 서낭당길(전북과학대학) 보다 해발고도가 낮아 도보로 넘기가 훨씬 유리하다 할 것이다.

 

 

  

정읍시내에서  싸리재를 향해 오르는 길. 이곳은 행정구역상 시기동에 해당한다. 멀리 왼쪽의 산정상은 아양산(애산) 의 정상임.

  

 싸리재를 오르는 길목에 초산 약수터. 옛사람들이 고개를 넘으며 이용했을 것이다.

 

 

 싸리재 근처까지 아스팔트포장이 되어있는 도로. 오른편의 산길로 이어지는 싸리재 고갯길.

 

 싸리재 정상을 향해 이어지는 오솔길의 등산로.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싸리재 정상부. 시기동과 과교동을 나누는 선이기도 하다. 

 

싸리재 정상부에서 능선을 따라 애산 정상을 향해 이어지는 길. 오른편의 돌무더기는 서낭당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이 있어야 더욱 분위기는 옛스럽게 느껴진다.

 

 고개 정상부에서 과교동의 남사면으로 이어지는 길. 이곳부터는 행정당국에서 정비를 하지 않는듯....

 

 산길에서 본 진달래.

 

 묘지 주변에 조성된 개나리

 

 고개 남사면의 고라실 논. 석축에 의해 계단식 논을 형성하고 있다. 근래 버려졌다 다시 복분자밭으로 이용하는 듯...

 

 정성껏 쌓은 석축의 아름다움.

 

 과교동 쪽에서 본 싸리재 고개. 사진의 왼쪽이 싸리재 고개마루. 시멘트길이 산중턱까지 이어진다.

 

 싸리재 아래마을(남사면)에 해당하는 석고마을이 아래쪽으로 보인다.

 

 석고마을 근처의 밭. 밭을갈고 비료를 뿌릴듯.....

 

  겨울을 이겨내고 고개를 내미는 어린 쑥잎.

 벚꽃을 닮은 또다른 매화꽃. 청매화에 비해 붉은 빛을 띠고 있다. 매화나무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어 꽂색깔도 다양하다.

 

 초록의 상큼함이 물씬 느껴지는 보리밭의 새싹들.

 

 매화꽃의 아름다움.

 

 매화꽃을 클로즈업.

 

고개아래, 석고마을로 이어지는 황새길. 멀리 신정동 정해마을로 이어진다.

 

 삼색이 어우러진 꽃대궐.

 

 석고마을 앞의 도로. 고랭이골로 들어가는 입구.

 

 황새길의 아름다움

 

 계단식 논의 석축을 클로즈업해보았다. 마추피추의 정교함에는 비할 수는 없지만, 투박하면서도 튼튼하게 보인다.

 

 

 고개마루에서 서편의 초산 정상부로 이어지는 등산로.

 

 초산성의 흔적?  외성과 내성의  이중구조인듯....

 

 성문의 기초석일까?

 

 초산 정상부의 너른 평지. 이곳에 마한시대 읍성국가인 초산도비리국의 치소가 있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40년전 유치원(그땐 탁아소라고 함)을 다닐때 이곳에 소풍을 왔었는데 그때 찍은 빛바랜 흑백사진을 지금도 가지고 있어서 이곳을 찾을 때마다 옛생각을 하게 된다.

 

 초산성의 안내판.

 

초산성지의 역사를 기록한 안내문.

 

  싸리재의 북사면에 위치한 호남중고등학교.  풍수지리상 노서하전형(늙은 쥐가 밭에 내려온 형국)이라 하여 좋은 명당터. 

 

호남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에게 추억의 장소라 할 수 있는 학교앞 이발관. 원래는 학교내에 있었다고 하는데, 오래된 건물이지만 졸업생들의 바램대로 헐지않고 아직까지 잘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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