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 중에 하나가 도구를 사용할 줄 안다는 사실이다. 진화과정에서 직립하기 전까지 앞발에 해당하던 것이, 직립이후부터 두 손이 되어 도구를 사용하면서 지구를 지배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두 손이 공평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인류가 문명을 이어오면서 지금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측 손을 표준으로 정하여 모든 도구가 만들어졌던 것이다. 오죽하면 우측 손을 오른 손(the right hand)이라 했을까? 좌측 손은 상대적으로 옳지 않은 손으로 격하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인류의 절반은 태생적으로 왼손잡이로 태어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왼손잡이 성향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후천적으로 자기 성향을 배반하고 문명의 이기에 적응하기 위해 오른손잡이로 변신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시도가 대부분 성공하여 오른손잡이로 거듭난 사람이 많지만, 끝내 자기 성향을 극복하지 못한 사람은 좀 불편하여도 그냥 살아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왼손잡이는 불편을 감수하면서 소수자로서 꿋꿋이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양손을 적절히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성공과 실패의 사례가 겹치면서...... 뇌과학자들의 주장대로 양손을 적절히 사용하는 경우가 오히려 뇌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이런 경우가 최상의 경우라 하겠다.
그렇다면 이 대목에서 나의 손을 예로 들어본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원래는 왼손잡이 성향이 강했는데 후천적으로 전향(?)을 끊임없이 시도하다가 성공한 경우가 있고 실패한 경우가 있어 결과적으로 양손잡이가 되어버렸다. 다음 내용은 그 구체적 사례를 나열해본다. 사생활을 커밍아웃하는 맘으로........
밥 먹는 것과 글씨를 쓰는 것은 어른들의 끊임없는 설득과 협박에 못 이겨서 오른손잡이로 전향 성공. 칼을 사용할 때도 어떤 용도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칼로 연필을 깎을 때는 왼손, 도마 위에서 식재료를 자를 때도 왼손, 하지만 풀 베는 낫을 사용할 때는 낫의 구조상 어쩔 수 없이 오른손을 사용한다. 운동경기와 관련하여 탁구와 배드민턴 라켓은 왼손을 사용하고, 배구할 때 스파이크는 오른손을 사용한다. 파리채나 털이개를 사용할 때도 라켓의 경우처럼 왼손을 사용한다.
가방을 들고 갈 때는 주로 왼손을 사용하고, 줄다리기나 팔씨름같이 힘을 쓸 때는 오른손을 주로 사용한다. 면도기를 사용할 때는 왼손, 예초기를 사용할 때는 오른 손을 사용한다.
이 외에도 소소한 것들을 더 나열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생각나는 것은 이 정도이다. 이 정도면 나는 양손잡이로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제2의 뇌라고 하는 손이니, 양손을 고루 상요하게 되면 좌뇌와 우뇌도 고루 사용하게 되는 셈이다.
우리 사회에 왼손잡이, 양손잡이는 소수자 그룹에 속한다. 하지만 앞으로 이들의 특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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