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 프레시안에 기고한 한국교원대학교 지리교육과 오경섭교수님의 글을 아래한글로 편집하여 여기에 올립니다.
글을 읽고 나면, 4대강 사업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 사업인지, 왜 지금 당장 멈추어야할 사업인지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래도 4대강사업은 필요하다거나 별 문제없다고 판단하시는 분들은 평소 개발만이 살길이다라고 생각하며 사시는 일종의 '개발 중독자'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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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치수 관점에서 본 '4대강 사업'의 문제점(결론 부분)
4대강 사업은 한국 하천 특색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타당성을 검증한 바탕 위에서 사업비용을 부담하는 국민들의 합의를 거쳐 신중하게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대규모 토목공사다. 유감스럽게도 이 사업은 이러한 절차를 소홀히 한 채 초고속으로, 오직 정치 권력의 힘과 영향력만으로 추진되어 왔다. 이렇게 졸속으로 강행해온 4대강 사업 내용은 의도한 목표인, 홍수 문제 해결, 수자원 확보, 수질 개선 어느 것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4대강 사업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낙동강과 한강, 금강 중하류 본류는 현재까지 구축한 치수 시스템으로도 홍수 방어에 어려움 없고, 심한 가뭄이라도 이들 권역에서 필요로 하는 물을 잘 공급하고 있다. 이곳에 하상 준설과 함께 보를 막아 물을 저장하려는 것은 홍수 문제를 해결하고 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함이라는 명분은 효율적이지 않을 뿐더러 타당치도 않다. 이들 주요 하천 중하류 유역에서 홍수에 취약한 곳은 본류가 아니라 이곳에 유입하려는 지천들 물머리 일대 저지대다. 하천 본류에 보를 막는 일로는 홍수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오히려 보를 막아 높아진 수위는 홍수에 취약한 지천 물머리 저지대에 호우 시에는 배수의 어려움으로, 평상시에는 지하수면 상승 압박으로 침수되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수자원 확보라는 명분도 타당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정부는 물 부족 때문에 4대강 사업으로 13억㎥의 물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 중 용수 증대 사업의 79%를 집중하는 낙동강 권역에는 10억㎥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러나 2006년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는 2011년 기준으로 낙동강의 경우 지역별로는 부족한 곳이 있어도 권역 전체는 0.11억㎥이 남는다고 돼 있다.
2009년 환경부의 용역 의뢰 보고서 '낙동강 유역의 선진형 수질개선 대책마련 및 타당성 조사'에서도 낙동강 권역 전체는 2020년까지도 물이 부족하지 않다고 전망했다. 일부 지역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물 부족은 지역 간 통수 시설로 해소할 수 있다고 봤다.
물 부족 때문에 낙동강, 한강, 금강에 보를 막아 물을 저장하겠다는 것은 국민 세금만 낭비할 뿐이다. 다만 영산강 권역은 유역 조건이 4대강 사업과 관계없이 물 부족 현상이 있을 수밖에 없는 곳이다. 이곳의 치수는 죽산보, 강촌보 축조가 아니라 유역의 녹색댐 효과를 증대해야 한다.
수질은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과 직결된 문제다. 유감스럽게도 대규모 하상 준설을 수반하는 4대강 사업은 수질정화보다는 수질을 악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상과 천변 모래사장 및 사력퇴습지를 대규모로 준설하는 것은 천혜의 자연수질정화 필터를 제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인구밀도가 높아 오염원이 많은데도 하천 수질은 대체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수질이 나쁜 곳이 있다면 그것은 오염물 유입이 많은 국지적 현상일 뿐이다.
4대강 사업이 강행된다면 우리나라 하천은 어느 인공 수질정화 시설보다도 우수한 자연수질정화필터가 없는 하천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국지적, 지역적으로만 나타나던 나쁜 수질이 하천 전체로 확산될 것이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 특히 우려되는 것은 2300만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인 팔당호의 수질 문제다. 지금까지 팔당호에는 강천에서 여주, 이포에 이르는 모래사장과 사력퇴습지를 여과해 오기 때문에 유입되는 물이 깨끗했다. 4대강 사업으로 이들이 없어지면 아무리 호안 오염원을 잘 통제해도 팔당호의 수질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4대강 사업은 지금이라도 중단하거나 수정되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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