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정읍이야기

[전북일보 기사 스크랩] 생명의 강 동진강, 역사 문화자원에 관심을

뿌리기픈 2010. 6. 27. 22:22

[동진강, 생명의 길을 묻다]"생명의 강 동진강, 역사·문화자원에 관심을"

박래철(정읍중학교 교사)

작성 : 2010-06-13 오후 6:20:18 / 수정 : 2010-06-13 오후 6:52:19

전북일보(desk@jjan.kr)

어린 시절 틈만 나면 나갔던 놀이터 중 한 곳이 바로 정읍천이다. 이 곳을 예전엔 '방천'이라 불렀는데, 요즘 사람들은 '천변'이라 부른다. 여름이면 시시때때로 친구들과 어울려 물속에 들어가 더위를 잊고 물고기도 잡았던 놀이터였다. 그야말로 어린 시절 추억이 짙게 배어있는 곳인데, 지금은 추억을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그 모습이 바뀌어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학교에서 사회과목을 가르치며 아이들에게 자주 지역사회에 관한 얘기를 하게 된다. 정읍 시내를 관통하는 하천의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면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천변'이라고 대답한다. 정읍천 또는 내장천이라는 정식 명칭 대신 '천변'이라는 말을 하천의 이름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정읍천이라고 하면 오히려 생소하게 느끼고, 또한 이곳 정읍천이 동진강 상류의 지류라는 사실까지 꺼내면 더욱 놀란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정읍시민 상당수는 정읍천과 동진강을 별도의 하천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 정읍시민들의 상수원인 옥정호가 남해로 흘러가는 섬진강 수계에 속한다는 사실을 말하면 더욱 놀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역 사회에 대한 관심 부족과 제도적인 교육의 부재에서 비롯된 현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필자는 지난해 시민단체가 기획한 동진강 탐사에 참여했다.

지리학을 공부한 죄(?)로 탐사의 안내자 역할을 담당했고, 나름대로 열심히 자료집도 만들었다. 역시 '가르친다는 것은 배운다는 것'이라는 말처럼 탐사 참가자들 가운데 가장 많이 배우고 느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동진강 살리기'를 주제로 다양한 사업이 펼쳐질 것이고, 그 궁극적인 목적은 동진강 수계에 몸담고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하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갖게 하는 데 있을 것이다.

이번 동진강 기획은 우리가 몸담고 살고 있는 생명의 강 동진강 유역에 풍부한 역사·문화적 자원이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고, 나아가 '지속 가능한 개발'의 모델도 그려 보았으면 한다.

/박래철(정읍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