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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이야기

교육의 참모습 관심과 애정으로 다시 돌아가자(박부권 교수)

  

더불어 생각하며


교육의 참모습 관심과 애정으로 다시 돌아가자

동국대 교수/ 박부권


신자유주의의 주창자들은 경제적 시장원리를 교육에도 적용할 수 있고, 또 적용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들의 신념이 전적으로 그릇된 것은 아니다. 교재. 교구를 구입하고, 건물을 개. 보수하며, 강당을 신축하는 등의 일에서 가격은 최저를 지향하지만 품질은 최고를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자유시장의 경쟁원리를 따른다.

그러나 교육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교재. 교구도, 강당과 같은 건축물도 아니다. 그것은 고양된 인간의 정신이다. 더욱이 교육이 다루는 것은 물건을 만들고 건물을 지을 때 사용하는 흙이나 돌, 쇠나 나무가 아니다. 그것은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감사와 적개심으로 늘 요동치고 있는 인간의 마음이다. 그리고 요동의 정도는 미숙한 정신력과 넘치는 신체적 활력의 부조화로 학교교육이 대상으로 하고 있는 청소년기에서 가장 심하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에 팽배해 있는 경쟁과 선택이라는 신자유주의의 경제원리에서 관심과 애정이라는 원초적인 교육원리로 되돌아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에서는 자신이 받는 보수보다 적게 벌어들이는 사람은 퇴출대상이 된다. 그러나 학교는 다르다.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라도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보살펴 주어야 하는 것이 교육이다.

교육투자의 정당성과 그 효과에 대한 평가도 경제원리가 아니라 교육의 원리에 입각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그것을 해소해야 하는 이유는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혹은 선진국의 모범을 따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교사로 하여금 학생 개개인의 요구와 관심에 보다 세심하게 배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학업성적이 뛰어난 학생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면 그것 역시 교육의 수월성과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뛰어난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과 사고방식도 다르고 흥미, 적성, 포부도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그 배려는 이들의 독특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우리가 끝없는 관심과 애정이라고 하는 교육의 원리에 굳건히 서지 못하고, 경쟁과 선택이라는 신자유주의 시장원리로만 일관한다면, 우리가 염려하는 사교육시장은 더욱 번창할 것이고, 교사의 교육자적 자존심과 긍지는 더욱 땅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교사들이 청소년들의 질풍노도 같은 방황과 질주를 부모의 자리에서 참고 견디며 관심과 애정으로 보살펴 주기를 기대한다면,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국민적 존경과 사랑으로 잃어버린 그들의 자존심과 긍지를 되찾아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