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정읍이야기

영원에 비해 줄포가 집중피해지역으로 조명된 이유

뿌리기픈 2007. 12. 9. 20:40
영원에 비해 줄포가 집중피해지역으로 조명된 이유
[댓글]3일 집중호우와 수해, 그리고 홍수벨트에 대한 분석

 

박래철 ppuri3@ktu.or.kr

 

저는 침수피해가 심했던 현장을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예상보다 심각한 모습이어서 안타까웠습니다.

3일 당일날 밤 저녁 전국뉴스에 전북지역의 홍수피해 상황이 톱 뉴스로 방송되었습니다. 그런데 정읍쪽 보다는 부안 줄포지역의 홍수피해 상황을 포커스로 잡더군요. 그래서 정읍은 좀 괜찮은가 했는데 정읍통문을 보니 오히려 정읍의 일부지역의 피해규모나 강수량이 더 많았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3일 오전 홍수벨트, 전북을 대각선으로 간수띠 형성 

이른바 홍수벨트로 명명된 이번 게릴라성 집중호우지역을 지도에 표시해보면 하나의 긴 띠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서해에서 공급되는 수증기가 부안 줄포면에서 시작하여 정읍 고부면과 영원면, 신태인읍과 태인면, 감곡면, 김제 금산면(원평), 전주시, 임실군, 진안군, 무주군에 이르는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를 뿌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말하면 전북지역의 지도에 대각선 모양의 강수띠를 형성하여 홍수벨트를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다만 여기서 정읍 영원면 지역보다는 부안군 줄포면지역이 중앙뉴스의 촛점이 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보기에 따라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저는 지리적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았습니다.) 메이저급 매스컴의 발표에 의하면 전국최고의 강수량은 부안 줄포지역(355밀리미터)이라고 했습니다만 통문에 의하면 정읍 신태인지역이 그 기록을 넘었고 시간당 강수량에서도 영원지역이 줄포의 기록을 넘어섰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왜 줄포지역이 중앙언론의 포커스가 되었을까?

 

부안 줄포가 정읍보다 주목받은 이유

그건 아마도 정읍 서북부지역의 너른 들판의 피해보다는 줄포 중심 지역의 민가침수 상황이 시청자들에 더 실감을 줄 수 있기에 매스컴의 조명을 받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사실 정읍의 서부와 북북지역 즉 고부면, 영원면, 신태인읍, 등은 넓은 평야를 가진 지역으로 하천 주변부 마을과 경작지의 농작물 침수피해가 컸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형상 분지지형인 줄포면 지역에서는 가장 낮은 부분(과거 갯벌을 간척해서 만든 계획도시지역)에 빗물이 집중되기에 가옥에 물에 쉽게 잠기는 상습 침수지역인 것입니다.

 

줄포는 간척으로 매립된 낮은 갯벌지역이었다 

줄포지역에 대해 좀 더 언급하자면 과거 조선시대 원주민들이 살았던 곳은 산 아래쪽의 약간 높은 지역으로 침수피해를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곳에 자리를 잡았었다. 하지만 일제시대 일인들이 도시를 세로 만들면서 낮은 갯벌지역을 간척사업으로 매립하고 그 위에 도시를 꾸몄기에 조금만 비가와도 상습적으로 침수하던 곳이었습니다.

 아마 이런 현상은 일제시대 이후 주변 지형지세를 무시하고 조성된 평야의 개척촌락이나 해안의 간척지 취락에서 잘 나타나며 요즘 특히 도시주변에서 이루어지는 막개발로 이루어진 건물들도 자연재해의 주요 공격대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전통 풍수지리따라 터 잡으면 자연재해 최소화 

과거 우리 옛조상들이 마을과 경지를 조성하고 살만한 집을 지을 때는 반드시 지형지세를 감안하여 위치를 선정하였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풍수지리로서, 겨울철에는 차가운 북서풍을 막아내고 여름에는 넘치는 빗물을 피하되 또한 물을 이용할 수 있는 위치에 주택과 마을을 정한 것입니다. 이로써 자연재해를 최소한으로 줄였던 사실을 오늘에 사는 우리 현대인들은 다시한번 생각해 볼 일입니다.

 

입력 : 2005년 08월 07일 22:38:55 / 수정 : 2007년 02월 18일 08:3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