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시 모음(정읍여중 3학년 성옥주)

뿌리기픈 2008. 1. 10. 19:09

 2005년 무렵 정읍여중에 근무하면서 모둠일기를 쓸 때 성옥주 학생이 써준 시 모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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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3학년 성옥주)



 달이 없어서... 해가없어서...


 빛이 없어졌는 줄 알았다...


 깜깜한 하늘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 하였다...


 어느 날 문득 하늘을 보았다... 하늘이...


 아주 높았다...


 그 높은 하늘에... 그 깜깜한 하늘에


 노란색 파란색 찬란한 빛들이 수놓여 있었다...


 마치 깜깜한 공간에 촛불들이 수놓이듯


 예쁘게 수놓여 있는 별이 보였다...


 따뜻하면서도... 차가운 별빛이었다...


 왠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빛이었다...


 세상에 저렇게 많은 빛이 있었는 지 정말 몰랐다...


 저렇게 따뜻한 빛이 있는지...


 달과 태양 때문에 가려져 왔던 저들의 서러운빛이


 저렇게 밝았었는지...


 태양과 달이 없는 지금에야 알았다...


 이제까지 외면 당해 왔던


 저 어린 빛들이... 날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한번도 내려다 보려 하지 않았던...


 언제나 위만보려 하였던...


 날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별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싶다...


 봐주는 사람이 없어도...


 나를 가리는 밝은 빛이 있어도


 꿋꿋히 나의 빛을 밝히고 있는...


 별처럼...


 그런사람이 되고 싶다....


 별같은 사람이 되고싶다...

 

 




맑은 날 흐린 날 (3학년 성옥주)


맑은 날...무심히 밤하늘을 보면


밤하늘에 수놓인 별을 볼 수 있다....



기분좋은 날, 무심히 친구의 눈을 보면


친구의 별같이 반짝이는 마음을 볼 수 있다.



흐린 날....구름이 가득 메워진 밤하늘을 보면


예쁘게 수놓인 별도 달도 볼 수 없다.



기분좋지 않은 날, 친구의 눈을 가만히 보면


별같이 반짝이던 마음도,


달같이 둥글고 밝던 마음도...보이지 않는다...

 

 



태양같은 사람이 되자!(3학년 성옥주)


다가가지 못하고 주위만 맴도는...


달같은 사람은 되지말자...!



모든 이에게 꼭 있어줘야할...


그런...태양같은 사람이 되자..!



그저 스쳐지나가는....


유성같은 사람도 되지말자...!



항상 그곳에서 모든이에게 행복을


선사하는...태양같은 사람이 되자...!



모든이에게 고마움을 주는


태양같은 존재가 되자...!

 

 



날개(3학년 성옥주)



나는 꿈꿔본다...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나는 내 모습을...



푸르른 하늘을 나닐며


솜사탕 같은 하얀구름을 손으로 쥐어보고...



커다란 하늘에 기대어...


넓다란 대지에 소리쳐보고싶다...



나는 꿈꿔본다...


날개를 달고 자유로이 하늘을 나는 내모습을...



초록색 숲사이를


한편의 영화처럼 날아다니며


바람과 함께 속삭이고 싶다...



예쁜나비에게 조용히 속삭이고 싶다...



나는 꿈꿔본다...


날개를 달고 넓은 바다위를 나는 내 모습을...



시원한 바다내음을 느끼며


돌고래와 넓은 바다위를 날아다니고 싶다...



그렇게 나는 꿈꿔본다...

 

 


앉은뱅이 아이들아(3학년 성옥주)


무서워서 포기하고 만...


작은 실수에 마음아파하는


실패에 주저앉아버린...


그런 앉은뱅이 아이들아!


아직도 시도해보지 않은 그 무엇이 있건만...




작은 실패에 아직도 두려워 하는 아이들아!


가슴의 문을 열고 둘러보자!


우리를 반기는 많은 시선들이 느껴지지 않는가!


그것은 우리들을 비난하는 눈초리도,


우리들을 미워하는 눈초리도 아니다...



그들은 우리가 일어서길 바라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그 상처를 잊어버리고...


또다른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만 무릎을 털고 일어나 다시 앞을보라!


우리가 가려하던 곳...


우리가 가고싶어하던 곳...


그 길이 우리에게 손짓하지 않는가!




앉은뱅이 아이들아!


우리는 연습한 것이다!


제대로 걷기 위해서 작은 아이가


아장아장 걸음마를 연습하 듯,


우리는 우리 미래를 위해


미리 다쳐본 것이다.




얼마나 뛰어왔나...돌아 볼 필요는 없다.


얼마나 가야하고... 어떻게 가야할까...


앞을보자! 우리들 앞에 미래가 있다.


미래를 위해서 앞만 보자.


후회는 또 다른 상처를 낫고,


그 상처에 두려워 앞을 보지 아니하면


또 다른 상처를 낫고,


그렇게 상처투성이가 될텐가?



앉은뱅이 아이들아!


앞을보고 뛰어가자! 앞으로 전진해보자!

 

 



하늘의 품(3학년 성옥주)


나는 하늘을 좋아합니다.


언젠가 나는 하늘의 품에 안긴 적 있지요.




하늘의 품에는


낮이면, 햇님이


밤이면, 달님과 별님들이 있어요.


그래서 품에 안긴 날 따뜻히 품어주어요.



나는 하늘을 좋아한답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하늘의 품에 안길 수 없지요.



하늘의 품에는 아직도


햇님이 뜨고, 달님과 별님이 뜨지만,


하늘보다 커져버린 나는 하늘의 품에 안길 수 없지요.



그래서 오늘은 하늘을 내 품에 안아봅니다.


따뜻한 햇님도, 달님과 별님도 없지만


하늘을 조심히 내 품에 안아봅니다.


작디 작은 하늘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내 품에 안아봅니다....


 

 


가을그림(3학년 성옥주)


그려놓듯 새파란 하늘에,


그 밑에, 황금빛 바다가...



어느 근사한 배에 선장이 된 듯,


작은 고추잠자리는 벼이삭 사이, 사이를 항해하고,



찌르르, 찌르르 기분 좋은


귀뚜라미의 노랫소리에 맞추어,


코스모스가 춤을 춘다.




눈을 감아도, 볼 수 있는,


귀를 막아도, 들을 수 있는,



그려놓은 듯 새 파란 가을하늘이 나는 좋다.


나의 마음까지 출렁거리게 하는,


황금빛 바다의, 벼이삭의 출렁임이 나는 좋다.


나는 가을이 좋다.


 

 


작은 낙서장(3학년 성옥주)


한숨쉬며 눈을 감아본 적 있지,


해지고, 닳아진, 작은 낙서장에,


아픔이란 글씨를,


불행이란 글씨를 써본 적 있지.


작은 낙서장 가득, 아픔만 가득한 말들로,


네 마음속 가득, 아픔만이 가득차도록,


작은 낙서장에 자꾸 자꾸 써놓은 적 있지.


그리고 눈을 뜨면,


어느새 흘려버린 눈물에, 또 한번 눈을 감고,


또 한번 눈물을 흘리고,


그렇게 자꾸자꾸 울어버린 적 있지...



눈을 감아봐,


반짝 반짝 별빛이 비추어주는 작은 낙서장이 보이지?


오늘은 사랑이란 글자를,


행복이란 글자를 써보는거야.


작은 낙서장가득, 행복에 찬 사랑의 말들로,


분홍색빛이 감돌도록, 네 마음 구석 작은 낙서장에


자꾸 자꾸 써놓는거야.


그리고 눈을 떠 보면,


하늘색 빛이 가득한 세상이 널 보며 웃고 있어.


그럼 너도 웃으며 말하는거야.


나는 행복해, 세상 어느 누구보다 행복해,


나는 너를 사랑해, 나는 내 앞에 있는 이 모든걸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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